2007년 12월 28일 금요일

떠난 직원에게 더 잘 해줘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

엊그제 동생녀석이 S기업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남들은 못가서 안달인데.. 왠만한 대졸 초봉에 2배는 넘는 임금을 주는데..

말은 못했지만 말려보고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녀석이 얼마나 고민하고 또 고민했을 알고 있고, 믿고 있기 때문에 그냥 놔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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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합격통지를 받던 날 ,우리 집에 배달 된 커다란 꽃 바구니와 편지 그리고

부모님을 초청해서 식사를 대접하던 그 회사의 정성스런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동생에게 회사에서 연락이 왔었냐고 물어봤더니

배터리 떨어졌을 때 전화가 한 번 왔었다고 하더군요.

제가 만약 그 회사 인사 담당자였다면 동생같은 사람에게 꽃 바구니와 사과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그동안 고생했다. 당신과 같은 인재와 함께 일하지 못하게 되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당신의 앞날에 행운을..' 

머.. 대충 이런 내용으로 말이지요. 그리고 연수 도중에 포기를 결정해 버린 이유를 물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내년 신입사원 연수에 반영하겠습니다.

물론.. 괘씸하고 버릇없고 철업는 녀석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또한 이미 회사에는 충분히 똘똘하고 충성스런 직원이 많다고 자신할 겁니다. 사실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호의를 배풀어야 하는 적어도 한 가지 이유는..

이제 동생은 그 회사의 '직원'이 아니라 '고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합격 발표 이후에 입사를 포기한 사람들에게만 '왜 입사하지 않느냐, 어느 회사로 가느냐'만 묻지 말고,

2008 신입사원 연수를 무사히(?) 마친 정예 사원들로 부터 후배를 위한 제안만 받지 말고,

당신들을 버린, 당신들이 버린 사람들로부터 의견도 경청해야 공평하고 발전적인 회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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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양 비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떠난 사람, 등을 돌린 고객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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