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31일 월요일

서울촌놈 유럽을 가다 - 알프스에서 썰매를

니스에서 인터라켄으로 가는 이상한 루트때문에.. 절대 이렇게 가지 마시길..

일단 니스에서 mulhouse 까지 간다음에 basel가는 기차를 갈아탄후에

interlaken으로 가는 아주 요상하고 이상한 방법으로 갔답니다.

저는 인터라켄으로 가기전에 베른에 들려서 시내구경을 하고 가기로하고

친구녀석은 먼저 인터라켄에 가겠다고 해서 나중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나중에 들었는데.. 친구녀석은 파노라마 익스프레스를 타고 갔었다더군요.. 정말 보고싶었는데.. ㅠㅠ


베른에 도착하고 입국검사 비슷한걸 하더군요.

근데.. 거기서 제 여권을 보더니 "안녕하세요" 그러더라구요.

그러더니 한술 더 떠서 "어디 가세요?" 그러는게 아니겠어요.

순간 저는.. "베른이요.."라고 한국말로 했답니다. ^^;;

오랜만에 한국어 대화(?)를 해서 그런지 기분이 좋았답니다.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은 깔끔하고 아담한 스위스의 이미지 그대로였습니다.

날씨는 조금 흐렸지만..  여타 다른 도시에 비해서 조용하고 깨끗한거 같더라구요.

시계, 빅토리녹스는 정말 많이 팔더군요. 빅토리녹스는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 싼듯 싶었는데..

잘 모르겠네요. 베른 그리고 인터라켄에서 빅토리녹스 가격은 어느곳이든 똑같답니다.

그러니 그냥 맘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거기서 사세요. 이름은 공짜로 새겨줍니다. ^^


[베른 시내.. 곰공원 가는 길..]





시계탑을 지나서 니데크교를 지나 곰공원에 갔는데..

곰공원을 바로 앞에 두고 한참 찾았답니다. 곰 공원은 그냥 웅덩이 비슷하게 곰우리 하나 만들어 놓은게 다랍니다.

거기 있던 곰.. 정말 게을러서.. 먹을거 입에다 던져줘야지 아니면 안먹습니다. ㅡㅡ*

마르크트 거리를 지나서 이곳 저곳 둘러보면서 시계탑 인형공연(정말 썰렁합니다.)도 보고..

[시청 가는 길에.. 화분가게에서..]





베른 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쌩트 빈센츠 대성당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자전거 주차장..]


성당이 문을 열지 않아서 시청쪽으로 갔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다가 그치다가 하더군요.

니스에서부터 내리던 비가 이곳까지 왔나.. 하면서 하늘이 원망스럽더군요.. ㅠㅠ

시청에 갔는데.. 가이드 투어 시간이 10분정도 지났더군요. 기차시간은 한시간 정도 남았고..

결국은 그 주위를 맴돌아 다녔답니다.

[부러운.. 가슴아픈.. ^^;;]



약간은 허무했던 베른을 떠나서 인터라켄으로 갔습니다.

알프스 근처라서 그런지.. 멀리서 보이는 산들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예전에 서양의 산처럼 사람을 압도하는 것보다는..

우리나라의 아기자기한 산을 사랑한다던 귀화한 외국인의 말이 떠오르더군요.

정말 사람을 압도하는 듯한.. 그거대함은..

그래서 서양 문명이 자연과 투쟁하면서 발전한건지도 모르겠다라는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인터라켄에 도착했답니다.


[깨끗한 인터라켄 시내..]


숙소를 찾아가는데.. 동네 꼬마 둘이서 저를 보더니 속닥속닥 거리더니..

저한테 오더니 불쑥 시계를 보여주는데.. made in japan.. ㅡㅡ;

그래서 제가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아.. 꼬레아.. 하더군요.

근데 녀석들 그냥 이름만 아는거 같더라구요. 월드컵도 모르고.. ^^;;

숙소에 도착했을땐 저녁때가 다되서 였고.. 저녁 대충 먹고 내일 무얼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친구녀석은 보드매니아라서 돈이 얼마가 들던지 알프스에서 보드를 타겠다고 하더군요.

근데.. 저는 스키장 한번 안가본 녀석(서울촌놈.. ㅠㅠ)이라서

괜히 돈들여 올라가는게 아깝더라구요. 게다가 비까지 계속 내리는게..

결국 저는 안올라가기로 하고 잠을 잤습니다.



다음날..

다시 알프스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ㅡㅡ;;

융프라호까지는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사실 첫번째가 진짜 이유지만.. 해서..

클라이네 샤이덱까지 올라가서 보드 랑 BOB(썰매)를 타기로 했답니다.

올라갔더니.. 거기는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 많은 스키어와 보더 사이에서 저혼자 썰매를 끌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용감하게 썰매를 타고서 내려가기 시작했죠.


[썰매를 타고 내려오면서]




처음엔 운전법(?)을 잘 몰라서 옆길로 새는 바람에 언덕에서 굴렀는데..

일어나보니 눈이 허리까지 쌓여있더라구요.. 전 그때 완전히 남부군 촬영했답니다.

겨우 운전법을 익혀놓았더니.. 이번에는 완전 급경사 내리막길이 나오더군요.

내려오는데.. 속력이 너무 빨라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그냥 굴렀습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유럽여행 중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였답니다.

썰매를 타고 내려왔더니.. 날씨가 맑게 개였더군요. 정말 멋진 모습이였답니다. >ㅁ<

[뷍겐역에서..]













오후 1시까지 돌아오기로하고서 렌탈샾에서 대여했는데..

벌써 와있어야할 친구는 아직 오지도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시간정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1시가 조금 넘어서 친구모습이 보였습니다.

친구는 다른 길로 가는 바람에.. 알프스 어느 산골 마을에 도착했다더군요.

ski pass가 있으면 아무 리프트나 잡아서 타고 올라오면 되는데.. 그게 없으니..

다급해진 친구는 민가에 가서 외국인인데.. 비행기 시간이 늦어서 그러니 뷍겐역까지만 태워달라고 했다더군요.

근데..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가 나갈수 없다면서 가까운 기차역을 안내해 주더랍니다.

그래서 다시 클라이네 샤이덱으로 와서, 그것도 편도가 아닌 왕복표를 끊고서, 보드 타고 뷍겐까지 왔다더군요.

게다가 친구 보드가 약간 고장난 상태여서 친구역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내려왔답니다. ^^;;

결국 저희는 예상보다 1~2시간 늦게 파리로 가게 되었습니다.

[뷍겐에서 인터라켄으로 가는 기차안에서..]




마지막 여행지인 파리로 가기 위해서는 베른으로 가야 하는데.. 열차가 하나 남았더군요.

그런데.. 그게 바로 저희가 웨스트역으로 가기 위해서 지금 타고 있는 열차였습니다.

만약에 이열차를 놓치면 그날 저희는 잘곳이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문제는.. 저희가 짐을 웨스트역 코인락커에 넣었거든요. ㅠㅠ

웨스트 역에 잠시 열차가 정차했을때.. 코인락커에서 짐을 빼서 다시 타지 않으면 이열차를 놓치고..

잠잘곳이 없기 때문에.. 야간 열차를 타야하는데.. 저는 썰매를 타느라 신발, 양말은 물론이고.. 속옷까지 젖은 상태고..

친구는 절대로 야간열차는 다시 안타겠다고하는 상황이였기 때문에..

저희는 열차가 정지하는 순간 문을 열고서 엄마 젖먹던 힘까지 내서 코인락커로 뛰어갔습니다.

나 : "야! 빨리 열어~!!!"

친구 : "헉.. 안열려.. 열쇠가 안들어가!!"

나 : "야! 이구멍이 아니잖아!!! 아래쪽이잖아!!!"

친구 : "열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저희는 그렇게 베른으로 가서 TGV를 타고 파리로 갔답니다.


사설로..

TGV 솔직히 별루구요. 독일 초고속 열차 ICE 정말 끝내줍니다.

왜 우리나라 초고속 열차에 TGV가 채택되었는지.. 심히 의심이 가는 바입니다.


-------------- 알아두면 유익할지도 모른다는.. ^^; --------------


스위스는 유로가 아닌 스위스 프랑을 쓰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환전을 미리 해오시더라구요.

사실 저는 그거 몰랐거든요. 파운드랑 유로만 가지고 갔는데..

만약에 환전을 하실려거든 역내에서 하시는게 좋아요. 환전 수수료 2스위스 프랑이구요.

역밖에서는 3스위스 프랑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왠만한 가게나 버스도 유로를 받습니다. 대신 지폐만 받고요. 거스름돈은 스위스 프랑으로 해주더군요.

근데.. 환율이 그다지 좋지 않으니까.. 미리 환전해 가시는게 좋을거같아요.



알프스 융프라호까지 안가고 알프스에서 썰매타기..

일단 인터라켄 오스트 역에서 편도로 클~까지 올라가서..

요금은 20프랑이 안되는데..저희는 뷍겐까지 끊고서 다시 클~까지 끊는 바람에.. 정확한 요금은 잘 모르겠네요.

중간에 뷍겐역에서 보드(부츠, 데크, 보드 합해서.. 반나절 렌탈하는데 한국돈으로 5만원 정도..),

스키, 썰매(8스위스 프랑)를 렌탈하고 다음에 클~까지 올라가서 36번 길로 내려오면 됩니다.

클~에서 뷍겐까지 보드는 30분 정도.. 썰매는 1시간 좀 넘게 걸립니다.

뷍겐에서 인터라켄까지는 9.40 스위스 프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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