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0일 화요일

이어폰을 놓고 내리다

지난 일요일.. 교회로 가는 길..

예전같으면 8시에 일어나서 천천히 준비해도 늦지 않았을 거리였지만,

이제는 7시에 일어나야 하는 압박이 있는 교회..ㅠㅠ

도봉산역에서 자리를 잡고 책을 읽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라디오 소리..

조금 떨어진 곳에서 어떤 아저씨가 외장스피커가 있는 워크맨을 오른쪽귀에 대고 듣고 계셨다.

가끔씩 DMB를 이어폰 없이 듣고 있는 non-conceptualization(무개념)이 있긴 했지만

이건 조금 색다른 장면이다.

우선 읽어야 할 책이 있는 관계로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자꾸만 내 신경이 아저씨에게 쏠렸다.

아픈 사람같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놔두면 주변 사람들도 불편해지고

혹시나 아저씨에게 해코지라도 할것 같아 조금 불안했다.

만약에 사가정까지 아저씨가 스피커로 소리를 듣고 있으면 내 이어폰을 건네드려야 겠다는

말도 안되는 스스로의 약속을 해버렸다.

시간이 지나 지하철은 사가정에 도착했고, 예상대로 아저씨는 자리에서 음악을 듣고 계셨다.

나는 그냥 이어폰을 아저씨 무릅위에 올려놓고 내렸다.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이상한 행동이지만,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다.

아저씨가 그 이어폰으로 조용히 자신만의 음악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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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막상 어제부터 오늘까지.. 음악을 못 듣고 있으니.. ㅠㅠ

얼릉 이어폰 사야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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