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일 월요일

지난 토요일, 촛불 문화제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분들처럼 뜨거운 사명감에 불타서 참여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현 상황에 대한 목소리를 작게나마 직접 표현하고 싶었고,
만약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저 무임승차 했다는 죄책감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작은 불씨가 모여서 큰 힘을 이루 듯.. 샘물 한 줄기가 모여 큰 바다를 이루 듯..
제 작은 목소리와 몇 발자국의 동참이 그분들에게 그리고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형제, 자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갔습니다.

이번 소고기 수입이 정부와 대통령의 희망대로 이뤄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기대하는 것은 '소고기 수입 철폐'가 아니라
이후 정부의 태도가 진정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향으로 조금 바뀌었으면 합니다.

교복을 입고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는 어린 학생과
죽어도 입기 싫을 전투복을 다시 입고 행렬의 안전을 돕는 예비군과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물려 주겠다며 유모차를 앞세운 부모님..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조금 덧 붙이자면 '촛불문화제'는 '문화제'답게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경찰이 먼저 물대포를 발사하고, 소화제를 분사했다해도.. 폭력이 폭력으로 다스려질 수 없습니다.
'펜'이 '칼'보다 강한 것은 역사가 말하고 있습니다.


덧붙임.
시청으로 출발하기 전에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짧은 문자를 보냈습니다.
"선생님 지금 촛불집회간다. 너희가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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